일상

[1] 육군 정보보호병 일기 (1차, 최종합격 후기)

Jaebins 2025. 1. 28. 13:20
반응형

대한민국 20대 남자라면 피하지 못하는 장애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군대인데, 나 또한 이 군대라는 곳에 대해 고민을 해야하는 때가 오게 되었다. 18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머물러야 하는 곳이니 만큼, 시간 낭비를 한다는 생각으로 가는 것이 아닌 의미있게 보내고 싶었다.

나에게도 군대라는 것이 오는구나..

♦️정보보호병을 알게되다.

군대에는 많은 종류의 보직이 존재한다. 이는 자신의 재능에 걸맞는 일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있었다. 보안 쪽으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나에게 교수님은 정보보호병을 추천해주었다.
일단 경력 1년이 인정된다고 하여, 정처기와 정보기기운영기능사가 있는 나에게 산업기사를 일찍이 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는 것이 큰 이점이였다. 그렇게 정보보호병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

시작해보자!


♦️1차 합격, 그리고 2차 선발 준비

나는 3월 입대를 선택했다. 좀 더 늦게갈까 라는 생각이 들도 하였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처음에는 공군으로 가고싶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이 더 늘어나긴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공군이라는 선택지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024년 3월 공군 정보보호병 지원율

일단 육군보다 뽑는 사람도 현저히 적었고, 그에 따른 경쟁률도 커졌다. 음..이건 무리다 라면서 육군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2024년 3월 육군 정보보호병 지원율

육군은 공군에 약 4배에 달하는 인원을 선발해서 좀 놀랐다. 그래서 안전빵(?)을 위하여 육군 정보보호병으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1차 선발 결과 발표가 나왔다. 사진은 없지만 27점이 나왔다. 학과도 정보보안이 아닌 컴퓨터학과라 2순위 점수를 받는 것을 감안해서라도 너무 낮게 나왔는데, 자격증 서류가 인정이 되지 않은듯하다.

하지만 낙담할 수는 없다. 최종 평가인 필기와 면접을 바로 준비해야 됐기 때문이다.

♦️최종 선발을 위하여

최종 선발 수험표

필기 시험과 면접은 대전에서 진행하였다. 아무래도 거리가 좀 있는 지역이기도 하고, 심지어 우리 지역은 KTX나 열차가 없기 때문에 아침 5시쯤 일어나 버스 탈 준비를 하였다.


3시간 40분을 달려서 대전에 도착하고,

내 제3의 고향이 여기에?!


병무청 근처에서 근처 분식집에 가서 대충 끼니를 때운 뒤, 바로 면접장으로 출발하였다.

대전산 돈까스


내가 병무청에서 순번을 뽑은 시간이 대충 10시에 가까운 시간대였는데도, 내 앞에 15명이 벌써 대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성실한 사람들하고 경쟁을 해야된다니..
벌써부터 자신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최종 선발은 1시에 필기시험부터 시작하여, 약 20분정도 시험을 친 뒤 바로 순번대로 면접을 시작하는 구조였다.
필기시험은 4지선다 방식의 객관식 문제로 출제된다. 출제된 문제들은 솔직히 기억이 거의 안나는데.. 기억나는 것만 리콜해보면

1. 대충 XSS, CSRF, Injection, Session 하이재킹 선택지 중 선택하는 것
2. 공개키와 비밀키와 관련된 믄제
3. 보안 5대 요소

대충 기억나는 것은 이정도다. 문제 수준은 정보보호기사 정도 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난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나왔던 거 같다. 준비 제대로 하고 가는게 좋을듯..

필기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면접을 치러갔다. 면접은 한 층위에 있는 곳에서 진행하는데, 나는 대기순번이 15번이였기 때문에 1시간반 정도 기다리고 면접을 진행하였다. 다른 기수분들은 기술, 인성 각각의 면접관님들과 1:1 방식으로 두 번했다는 데, 우리는 기술 면접을 담당하는 면접관님과 인성 면접을 담당하는 면접관 분들이 두명이서 같이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예상 질문도 달달 외우고, 공부도 열심히해서 나름 걱정은 크게 없었다..

하지만..


면접 결과는 처참했다. 긴장한 탓인지 말도 절어버리고,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 자신조차도 알아먹을 수 없었다. 특히 기술 부분 질문에서 “망했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슨 질문을 받았는지 간단하게 적어보겠다.

1. 만약 동기가 군생활에 적응을 못하면 어떡할거냐?

  • 군인은 혼자서 생활하는 것이 아닌 단체 생활을 하는 집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뇌정지 와서 3초 정적) 잘 챙겨줄 것입니다….

2. 업무 특성상 밤을 새는 임무가 있을 수도 있는데, 할 수 있겠나?

  • 학창 시절부터 밤을 새는 방식에 공부를 많이 해왔고, 부끄러운 이야기긴 하지만 낮과 밤 생활패턴을 바꾼 경험도 많기 때문에 잘할 수 있습니다.

3. 스니핑이랑 스누핑의 개념을 설명하라.

  • 스니핑은 송수신 매체간 이동하는 데이터를 엿보는 공격 기법이고, (스누핑을 스푸핑으로 들어버려서..) 스푸핑은 수신자가 자신인 척 속이는 공격입니다.

4. 화이트박스 테스트와 블랙박스 테스트의 차이를 설명하라.

  • (고민하다가)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질문을 끝으로 나는 도망가듯이 면접장을 나왔다. 너무 창피하고 분해서 한숨만 계속 나왔다. 다른 면접생들은 10분 ~ 15분정도 했던 거 같은데, 나는 체감상 5분만에 끝내고 나왔던 거 같다..


♦️기대 이상의 결과

전체 3등이다. 내 걱정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떨어질 생각까지 했는데, 순위까지 높게 나와버린 것이다. 아마 필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건가?
면접 팁을 하나 알려주자면, 말을 잘 못하더라도 또박또박 크게,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 좋다. 들어갈 때외 나갈 때도 인사는 필수, 시선은 언제는 면접괸님의 눈과 맞추고 임하자.

후에 훈련소 갔다와서 정보보호병 생활을 이어쓰도록 하겠다.



반응형